마음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변한 것들
고요한 질문 하나가 모든 변화를 시작했다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왜 나는 늘 비슷한 문제에 부딪힐까?”, “왜 반복되는 후회와 자책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걸까?” 아주 오래전부터 마음 어딘가에서는 삶의 방식이 낯설고 불편했지만, 누구도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고 나 자신도 그 질문 앞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괜찮은 척해야 했던 수많은 이유로 내 마음의 진실은 늘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어느 날, 아주 작고 조용한 목소리가 마음속에 울렸다. “지금의 나로,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걸까?” 그 질문 하나가 모든 변화를 열어주는 열쇠가 되었다. 처음에는 마음공부라는 단어조차 어색했다. 추상적이고 막연하게 들렸고, 그저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점점 알게 되었다. 마음공부란 ‘생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본질을 직면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 여정은 쉽지 않았다. 처음엔 하루에도 몇 번씩 예전의 방식으로 되돌아가곤 했다. 누군가의 말에 휘청이고, 상황에 흔들리고, 자기비난으로 잠 못 이루는 밤도 많았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살피는 연습을 하다 보니, 그토록 멀게 느껴지던 변화가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시작되었다. 내가 달라지자 관계도, 말투도, 삶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마치 오래된 안경을 벗고 새 렌즈로 세상을 다시 보는 듯한 경험이었다. 마음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삶은 더 복잡해졌지만 동시에 더 단순해졌다. 이전에는 외부 상황이 전부였던 세상이 이제는 내면의 감각을 기준으로 정돈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조용히 그러나 깊이 바뀐 내 삶의 다섯 가지를 지금부터 하나씩 나눠보려 한다.

1. 감정에 휘둘리던 내가 감정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마음공부를 하기 전의 나는 감정에 무력했다. 누군가가 화를 내면 나도 같이 욱했고, 실망하면 깊은 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감정은 언제나 내 위에 군림했고, 나는 그 밑에서 휘둘리는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배운 건, 감정은 ‘통제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할 대상’이라는 점이었다. 감정은 그저 나라는 존재의 한 부분이고, 내면의 어떤 소리를 대신 전해주는 신호일 뿐이었다. 슬픔은 "무언가 소중한 것이 멀어졌어요"라는 말이었고, 분노는 "내 경계를 지켜주세요"라는 간절한 외침이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은 처음엔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다. “이 감정은 왜 생긴 걸까?”, “이 느낌은 어디서 시작됐지?” 하고 자문하며 매 순간을 멈추는 것이 버겁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내 안의 감정들이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억누르거나 무시할수록 커졌던 감정들이 이제는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조용히 가라앉았다. 이제 나는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존중하고, 판단하기보다 이해하려 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 애쓰기보다는 그 감정이 전하는 메시지를 듣는 데 집중한다. 그래서 더 이상 감정이 두렵지 않다. 오히려 감정이 내 편이 되어 나를 도와주는 조력자처럼 느껴진다. 감정의 파도 위에서 허우적거리던 내가, 이제는 그 파도를 타고 방향을 찾는 항해자가 되어가고 있다.
2. 타인의 시선에 갇혀 살던 내가 내면의 기준으로 삶을 바라보게 되었다
마음공부를 하기 전, 나는 늘 누군가의 기준을 따라 살았다. 친구의 말 한마디, 가족의 눈빛 하나, 사회가 정해놓은 ‘괜찮은 사람’의 모습에 맞추느라 진짜 내 마음은 늘 후순위였다. 옷을 고를 때도, 직장을 결정할 때도, 심지어 말 한마디를 꺼낼 때조차 ‘이 말이 괜찮을까?’, ‘이 행동이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으로 마음은 늘 긴장 상태였다. 그렇게 타인의 기준은 어느새 나의 주인이 되었고, 나는 ‘나답게’ 살기보다 ‘나쁘지 않게’ 보이기 위해 애쓰며 살았다. 하지만 마음공부는 그런 나에게 처음으로 물었다. “지금 이 선택은 네가 원하는 거니? 아니면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한 결과니?” 이 질문은 내 모든 선택을 되돌아보게 했다. 그렇게 나는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좋게 보이려는 말투, 인정받기 위한 과한 책임감, 실망시킬까 두려워 무조건 맞춰주던 태도. 그것들은 내가 진짜 원하는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그렇게 살다 보니 나는 점점 지쳐갔고, 마음의 깊은 곳에서는 삶이 공허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음공부를 통해 나는 나의 마음이 어떤 때에 기뻐하고 어떤 때에 불편해하는지를 자주 묻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이 일에 왜 동의했을까?’,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일까?’ 그런 질문을 던지며 살다 보니, 점점 내가 나의 주인이 되어가는 감각이 생겼다. 타인의 시선이 여전히 무섭고 때론 마음을 흔들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 시선을 마주보며 “나는 이렇게 살기로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것은 단순한 자신감이 아니라, 나의 삶을 내 기준으로 살아가겠다는 깊은 신뢰였다. 마음공부는 나로 하여금 ‘살기 위해 남을 의식하는 삶’에서 ‘살아도 되는 나로 인정받는 삶’으로 이동하게 했다. 그 전환점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3. 관계의 문제를 남 탓하던 내가 나의 책임을 보기 시작했다
과거의 나는 인간관계가 어려웠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할까, 왜 상처 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까, 왜 나는 늘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될까. 불만은 늘 밖을 향했고, 나는 억울함과 피해의식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마음공부를 하기 전까지는, ‘문제가 생기면 상대가 잘못한 것’이라는 패턴이 너무 익숙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관계들이 반복될수록 공통점은 ‘항상 내가 거기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상대는 다 달랐지만, 문제를 겪는 주체는 늘 나였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마음공부는 그런 나에게 ‘관계는 거울’이라고 가르쳐주었다. 내가 억누른 감정을 상대가 대신 표현해줄 때도 있고, 내가 무시한 나의 감정을 상대가 상처로 자극할 때도 있다. 그래서 관계에서 생긴 문제는 곧 내 내면의 미해결 감정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하는 저항이 컸다. 하지만 차분히 들여다보니, 관계 속에서 내가 나 자신에게 얼마나 불친절했는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싫어하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을 해준 사람이 미웠지만 동시에 그런 말을 듣고도 아무 말 못한 나에게도 화가 났다. 또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하면서도, ‘나는 왜 항상 이용당하는 거 같지?’ 하고 상대를 원망했다. 그런 감정의 뿌리는 결국 ‘자기존중 부족’과 ‘자기 표현의 두려움’이었다. 이를 깨닫고 나서부터는 관계의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먼저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내가 진짜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나는 왜 침묵했는지, 무엇이 두려웠는지. 그렇게 스스로를 이해하다 보니, 상대방도 이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어떤 갈등이든 부드럽게 풀어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관계를 바꾸는 일은 결국 나를 이해하고 성장시키는 일이었다. 그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인간관계는 더 이상 두렵지 않고, 오히려 나를 알아가는 길이라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었다.
4. 불안과 걱정에 잠 못 이루던 내가 지금 여기를 사는 법을 익혔다
마음공부를 하기 전의 나는 늘 미래를 걱정하며 살았다. 일이 잘 안 풀리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했고, 조금만 계획이 어그러져도 모든 걸 망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잠들기 전에는 ‘내일은 괜찮을까’, ‘혹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아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삶은 늘 긴장 속에 있었고, 나는 하루하루를 ‘견디는’ 사람처럼 살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공부는 내게 “지금 여기”라는 강력한 개념을 심어주었다. 모든 생각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지만, 삶은 오직 현재에서만 펼쳐진다는 것을 배운 순간,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상상 속에서 허비했는지를 실감했다. 그래서 나는 연습을 시작했다. ‘지금 여기에 머물기’라는 짧은 문장을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올리며, 내 숨소리를 듣고, 손끝의 감각에 집중하며, 눈앞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 처음엔 몇 초도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매일 반복하다 보니 불안의 빈도가 줄어들고, 어느새 마음이 ‘지금’에 뿌리내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이 지금 여기에 머무르면 생각은 줄어들고 감각은 깨어난다. 그런 순간에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지금 여기를 사는 법을 익히면서 나는 ‘대비하는 삶’이 아니라 ‘신뢰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계획하지 않아도 흐름을 따르는 힘이 생겼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믿음이 생겼다. 미래를 준비하는 건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을 온전히 사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마음공부는 나에게 '시간 속을 떠도는 삶'에서 '순간 속을 살아가는 삶'으로의 전환을 선물해주었다.
5. 나를 미워하던 내가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마음공부 이전의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늘 “왜 이렇게 못났을까”, “왜 나는 늘 부족할까” 하는 자기비난으로 가득했다. 누군가가 칭찬해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스스로의 장점을 인정하기보다는 실수와 단점을 부각시키며 나를 깎아내렸다. 그건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자존감의 깊은 결핍이었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나는 그 뿌리를 살펴보게 되었다. 어린 시절의 상처,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갈망, 하지만 반복되는 좌절과 오해 속에서 점점 나는 나를 포기해버렸다. 그 상처들이 쌓여 어느 순간부터는 나조차 나를 미워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마음공부는 그렇게 말해주었다. “너는 이미 사랑받아야 할 존재야. 있는 그대로 충분해.”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눈물이 났다. 정말로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후로 나는 나를 위로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실수했을 때 “괜찮아, 누구나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해주고, 외로울 때는 내 어깨를 토닥이며 “네가 있어서 나는 든든해”라고 중얼거렸다. 거울을 보며 따뜻하게 미소 짓는 것도 연습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반복하다 보니 진심이 담기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예전처럼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 부족한 점도, 서툰 면도, 감정에 휘둘리는 날도 있지만,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 나는 나의 가장 든든한 친구가 되었고, 가장 오래 함께할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고 있다. 마음공부는 나로 하여금 나를 다시 품게 해주었고, 그로 인해 삶 전체가 따뜻해졌다.
삶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내가 달라졌다
마음공부를 시작한 뒤, 누군가는 내게 묻곤 한다. “삶이 그렇게 많이 달라졌어?” 그 질문에 나는 조용히 웃는다. 사실 세상은 그대로다. 일은 여전히 바쁘고, 사람들과의 갈등도 때때로 생기고,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지만 단 하나, 모든 것을 달라지게 만든 건 ‘내가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외부에서 오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 삶을 항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감정이 올라올 때 그것을 억누르기보다 듣게 되었고, 관계에서 상처받아도 더 이상 그것에만 머물지 않고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불안이 올라와도 그저 지나가는 파도임을 알기에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고, 나를 사랑하는 일이 어느 누구보다 우선이 되어갔다. 그런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삶의 결이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눈앞의 현실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그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마음공부는 삶의 모든 부분에 스며드는 근육과 같다.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지만, 매일 조금씩 연습할수록 더 단단하고 부드러워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왜 이렇게 힘들지?’ 하던 과거의 나와 이별하고 ‘그래도 괜찮아’ 하고 웃을 수 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런 변화를 꿈꾼다면, 마음공부의 첫걸음을 내딛어보기를 바란다. 아주 작고 조용한 질문 하나로 시작해도 좋다. “지금 이 마음, 진짜 내 마음일까?” 그 물음이 당신의 삶을 바꾸는 시작이 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