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떨던 그녀를 위로하며 – 공포와 함께 마주한 진정한 내면

수술실 침대 위, 아무 말 없이 떨고 있는 한 사람의 마음을 본다

그녀는 수술실 안, 하얗게 정리된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바닥까지 바짝 내려온 수술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 기계가 켜지고 주사기가 준비되는 낯선 소음들 속에서 그녀는 말없이 떨고 있었다, 누군가 다가와 이름을 확인하고, 주사 라인을 연결하고, 수면마취를 준비한다는 말이 오갔지만, 아무도 그녀의 마음속은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녀는 겉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수천 번쯤 무너지고 있었다, 부분마취가 이미 진행되어 손가락은 감각을 잃었고, 몸의 일부가 느껴지지 않자 불현듯 공포감이 몰려왔다, 아직 마취가 깊게 들어가지 않은 그 잠깐의 틈에서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였는지를 실감했다, 겁이 났고, 서러웠으며, 누구 하나 붙잡고 “나, 무서워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말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녀는 늘 그랬다, 어려움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조용히 감추는 사람, 겁이 나도 애써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 그래서 누구도 그녀가 떨고 있는 줄 몰랐다, 의료진은 그저 수술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그녀는 속으로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었다, “괜찮아, 조금만 참자, 이제 곧 잠들 거야”, 그건 자기암시가 아니라, 누군가 대신 해주지 않기에 자신이 해야만 했던 생존 방식이었다,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그녀는 그날 수술실 안에서 자기 자신을 위로하느라 누구보다 큰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조용한 싸움 속에서, 말로 표현되지 않은 진짜 마음공부가 시작되고 있었다. 죽음과 마주한듯한 그 떨림 속에서, 그녀는 자신을 진짜로 껴안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종종 위로는 따뜻한 말이나 손길로만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날 그녀가 경험한 위로는,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 공간에서 나를 붙들고 있었던 바로 그 나 자신이었다, 이 글은 그런 그녀를 대신해 우리가 함께 꺼내보고 싶은 마음의 이야기다.

1. 차가운 수술대 위, 누구도 모르는 그녀의 떨림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수술대에 누워 있었다. 하얀 조명 아래 차갑게 펼쳐진 공간은 마치 감정조차 허용되지 않는 곳처럼 느껴졌다. 이름은 분명 불렸지만, 그 말조차 어딘가 낯설게 들렸다. 감정이 오가는 대화가 아니라, 순서대로 호출되는 절차의 일환처럼 들렸고, 그녀는 조용히 그 자리에 누워 있었다. 몸은 그곳에 있었지만 마음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아무 말 없이 떨고 있는 자신을 스스로만 알아보고 있었다.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 방아쇠 수지 증상”이라는 말이 오갔지만, 아무도 그녀의 눈을 바라보거나 말을 건네지는 않았다. 그녀는 말없이 떨고 있었고, 그 떨림은 누가 대신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운 두려움이 밀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부분마취가 진행되었고, 감각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손을 느끼며 그녀는 아주 많이, 아주 깊이 겁에 질렸다.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는 그 무력감 속에서, 그녀는 삶의 주도권이 조금씩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있다는 기분에 휩싸였다. 이건 단지 수술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금껏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들, 억눌렀던 외로움, 견뎌야 했던 침묵들이 모두 한꺼번에 밀려와 그녀의 몸을 떨게 만든 것이었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 그녀는 지금껏 살아오며 느꼈던 모든 두려움과 상실감이 수술실이라는 작은 공간에 응축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취가 시작되기 전, 그 짧은 몇 분 동안 그녀는 스스로에게 수없이 되뇌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내가 너와 함께 있을께” 하지만 그 위로조차 너무 작고 희미해서 마음속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차가운 침대 위에 누워 있던 그녀의 몸과 마음이 함께 떨리고 있었다. 그 순간, 위아래 이가 부딪치는 소리가 또렷하게 울렸다. 조용한 수술실 안에서 그 소리는 더욱 크게 울려 퍼졌고, 떨림은 곧 온몸으로 번졌다. 가만히 누워 있던 몸이 안에서부터 스스로 요동치는 걸 느꼈다. 마치 몸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공포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진동이 되어 터져 나오는 것 같았다. 제어할 수 없는 떨림 속에서 그녀는 점점 더 깊은 공포의 심연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알았다. 지금 자신이 느끼는 이 떨림은 단순한 긴장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감각, 무언가를 놓치지 않으려는 마지막 저항, 그리고 죽음에 닿을지도 모른다는 본능적 두려움의 울림이라는 것을. 아무도 그녀를 위로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 모든 공포를 다 알아채고 있었다. 떨리는 몸을 가만히 안은 채, 조용히, 그러나 온몸으로 두려움과 함께 있었다. 감정을 말로 꺼내지 않았기에 더 깊이 얼어붙었던 마음, 그것이 그녀를 가장 크게 흔들고 있었다. 의료진은 아무도 그녀의 떨림을 알아채지 못했고, 모든 건 예정보다 빠르게, 익숙하게, 전문적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는 그날의 몇 분이 평생을 기억하게 될 만큼 강렬한 시간이 되었고, 이후에도 문득 떠오르는 감정들은 그 순간의 떨림을 다시 불러올 것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그 떨림을, 오직 그녀만이 알고 있었다.

2. 공포는 몸보다 마음에서 먼저 시작된다 – 위로받지 못한 감정의 정체

사람들은 흔히 공포를 위협적인 상황이나 통증에서 비롯된 감정이라 생각하지만, 정작 진짜 공포는 몸이 아니라 마음에서 먼저 시작된다, 그녀가 수술실에서 느낀 두려움은 단지 피부를 절개하거나 도구가 손에 닿는 감각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보다 훨씬 깊은 차원, 자신이 스스로를 지켜낼 수 없다는 무력감,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 누워 있다는 고립감, 그리고 그 안에서 차마 드러낼 수 없었던 감정이 안으로 말라붙으며 만들어낸 조용한 공포였다, 수술이라는 상황은 그저 마음속에 깊이 묻혀 있던 상처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였을 뿐이다, 실제로 그녀가 떨기 시작한 것은 몸이 아프기 시작해서가 아니라, 낯선 공간에서 감정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절차 속에 놓였다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부터였다, “여기선 감정을 말할 수 없다”, “여기선 누구도 내 마음을 묻지 않는다”는 사실이 공포의 실체였고, 그것은 지금까지 살아오며 반복해서 경험했던 ‘위로받지 못했던 기억’과 맞닿아 있었다, 어릴 적 아팠을 때 혼자 참아야 했던 일, 울고 싶었지만 울지 않았던 순간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견뎌야 했던 상실과 불안의 조각들이 그날 그 침대 위에서 모두 되살아났다, 그녀는 단순히 무서웠던 것이 아니라, 그동안 참고 살아온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온 것이었다, 수면마취에 들어가기 직전 그녀의 눈은 미세하게 떨렸고, 입술이 바짝 말라붙었다, 누구에게도 그 감정을 꺼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감정을 누르고 있었지만, 그 억눌림이야말로 진짜 두려움의 뿌리였다, 공포란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한 감정이 오래 쌓인 끝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그녀는 지금껏 너무 많은 것들을 말하지 못한 채 살아왔고, 그 말하지 못한 것들이 하나둘씩 쌓여 이토록 커다란 떨림이 되었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이 왜 무서운지조차 설명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공포는 단지 지금 이 순간이 아닌 과거의 기억, 감정, 상처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말로 표현되지 않기에 더 무겁고 더 깊게 남는다, 그날 그녀는 수술실 침대 위에서 단지 수술을 받았던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응답받지 못한 감정의 무게와 마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울지 않았고 말하지도 않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이제는 위로받고 싶다'고 아주 작게, 조용히 속삭이고 있었다.

3. 아무도 없었기에, 스스로를 안아야 했다 – 마음의 생존 방식

그녀는 늘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다, 누군가를 의지하고 싶은 순간에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고, 무서운 감정이 올라와도 침착한 얼굴로 삼켜냈으며, “괜찮아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녀는 단지 강한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없었기에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울면 안 된다’는 말을 더 자주 들었고, 아프다는 표현보다는 조용히 참아내는 법을 먼저 배웠으며,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혼자서 스스로를 다독이는 법으로 생존해왔다, 그런 삶이 오래되면 어느새 마음은 감정이 들어설 자리를 닫아버린다, 누군가에게 위로받는 것을 낯설어하고, 오히려 혼자 있는 게 더 편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익숙함이지 진심이 아니었다, 그녀의 마음도 사실은 누군가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원했고, “무서웠지? 정말 잘 버텼어”라는 말 한 마디를 그토록 갈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그렇듯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수술실에서도 자신을 안았다, 말없이 떨고 있는 자신을 향해 속으로 수없이 말했다, “괜찮아,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 이 정도면 충분해”, 그 말은 누가 대신해준 것이 아니었다, 전부 그녀 자신의 마음이 자신에게 건넨 위로였다, 어떤 이들은 이런 장면을 상상조차 하기 힘들겠지만, 실제로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순간에 자기 자신이 유일한 위로자였던 경험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붙잡아주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우리는 종종 위로를 타인의 말이나 존재에서 찾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위로는 내가 나를 끝까지 안아주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그녀가 수술실에서 한 일은 단순한 자기 암시가 아니었다, 그것은 지금껏 살아남기 위해 반복했던 마음의 생존 방식이었고, 동시에 그 누구보다 자기를 사랑하려는 깊은 몸부림이었다, 무서움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용기, 혼자라는 외로움을 껴안고도 도망치지 않는 자세, 그것이 그녀가 해온 마음공부였고, 그날 그 침대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 사랑의 한 방식이었다, 그녀는 울지 않았지만 분명히 위로받고 있었다, 아무도 없었지만 충분했다, 왜냐하면 그날 그녀는 처음으로 스스로를 깊이 껴안아주었기 때문이다.

4. 상처는 말해졌을 때가 아니라, 이해받을 때 치유된다

상처는 단지 말해졌다고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그것이 진심으로 이해되지 못하면 오히려 더 큰 외로움만 남는다, 그래서 진짜 상처는 말해졌을 때가 아니라 이해받았을 때 치유된다, 그녀가 살아오며 겪어온 수많은 마음의 균열도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해서 아픈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가장 아팠던 것은, 용기를 내어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는 누구나 겪는 거야’, ‘그래도 그땐 괜찮았잖아’ 같은 말로 가볍게 다뤄졌을 때였다, 그 무심한 말들은 말하는 사람은 금세 잊겠지만, 듣는 이의 마음에는 오랫동안 박힌다, 그녀는 그날 수술실에서 떨고 있던 자신을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했다, 그 누구도 묻지 않았지만, 그녀는 안다, 왜 자신이 그토록 떨고 있었는지를, 왜 눈물이 나지 않았는데도 속이 울컥하며 아팠는지를, 이해받지 못한 감정은 내 안에 오래 머문다, 쌓이고 굳어져 언젠가는 무기력이나 냉소, 혹은 조급함이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그래서 우리는 외부의 위로를 갈망하지만, 실은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내가 나의 감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다, 그녀는 그날 침대 위에서 그렇게 자신을 바라봤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누워 있었지만, 내면에선 말 없이 떨고 있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너무 오래 참아왔고, 너무 자주 외면당해왔던 그 작은 마음이, ‘이제 좀 알아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녀는 그 손을 잡았다, 외면하지 않고, 넘기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바라봐 주었다, 그리고 속으로 말해주었다, “그래, 그랬구나, 그때 정말 무서웠겠다, 너무 오래 혼자 버텼구나”, 그 말 한마디가 위로였다, 타인의 말이 아닌, 스스로의 언어로 자신을 이해해주는 순간, 마음은 조금씩 풀린다, 상처는 공감 속에서만 녹아내릴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누군가를 위로할 때도 꼭 기억해야 한다, 정답을 주는 것보다 중요한 건 마음을 다해 들어주는 태도라는 것을, 그녀가 자신을 위로했던 방식이 바로 그것이었다, 누구도 몰랐던 그 떨림을 알아봐 주었고, 누구도 대신하지 못한 그 감정을 다독여주었다, 그래서 그날의 상처는 수술의 통증보다 마음의 흔들림에서 더 컸지만, 또한 가장 깊은 치유의 시작이기도 했다, 진짜 치유는 몸보다 마음에서, 말보다 이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이해는 언제나 나 자신으로부터 가능하다.

5. 떨림을 기억하는 사람은 다시는 쉽게 살아가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이 떨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육체의 떨림과 마음이 흔들렸던 그 시간, 그 장소, 그 분위기, 그 온도를 기억한다, 그녀 역시 그날의 떨림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수술실의 희미한 소독약 냄새, 차가운 침대의 감촉, 준비하는 의료진들의 무표정한 얼굴,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을 몸이 아닌 감정으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상처를 견디고 지나가면 강해진다고 말하지만, 사실 진짜 강함은 그 떨림을 잊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떨림을 기억하는 사람은 다시는 세상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며, 다른 이의 불안 앞에서 쉽게 조언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날 이후 누군가가 말없이 눈을 내리깔고 있는 모습에서도 그 안의 떨림을 먼저 본다, 누군가가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손끝이 떨리고 있으면 그 손을 더 조심스레 잡는다, 떨림을 기억한다는 건 단지 약한 시절을 되새긴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연약함을 통해 사랑을 배운 사람만이 가지는 특별한 감각이다,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것들이 더 이상 무심하게 느껴지지 않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타인의 흔들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녀는 말하진 않지만, 이제 누군가의 침묵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안다, 누구도 모르게 떨고 있는 사람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떨림을 기억하는 사람은 강해지기보다 깊어지고, 단단해지기보다 부드러워진다, 그리고 그 부드러움 속에 진짜 마음공부의 완성이 숨어 있다, 수많은 배움과 이론보다 떨림 한 번의 경험이 사람을 더 넓게 만든다, 그녀는 그날 자신이 떨었던 그 몇 분을 통해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다시 배웠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마주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얻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위로받지 못했던 날들을 기억하며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울타리가 되고 싶어졌다, 떨림을 기억하는 사람은 말수가 적어지고, 감정의 결을 더 섬세하게 바라보며, 단 한 사람이라도 내 마음으로 다가가 진심으로 안아주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오늘도 다짐한다, 그날의 떨림을 잊지 않겠다고, 그리고 그 떨림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를 더 깊이 안아줄 수 있다고, 진짜 마음은, 그렇게 흔들린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날, 아무도 모르게 자신을 안아주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

우리는 누구나 말하지 못한 떨림 하나쯤은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간다, 세상은 그 떨림을 눈치채지 못하고, 때로는 알아도 모른 척 지나치며, 감정보다는 절차를, 마음보다는 기능을 먼저 요구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누군가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고, 누구도 모르는 공간에서 홀로 자신을 붙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녀가 그날 수술실에서 겪은 떨림도 그런 것이었다, 감정은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지만, 마음은 이미 온몸으로 울고 있었다, 의사도 간호사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그 떨림을 그녀는 누구보다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알았다, 이 세상에서 내 마음을 가장 깊이 알아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은 결국 나 자신뿐이라는 것을, 그녀는 무섭다고 말하지 않았고, 울지 않았고,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대신 조용히 속으로 자신에게 말해주었다, “괜찮아, 지금 너 정말 잘하고 있어”, 그 말은 작았지만 깊었고, 연약했지만 단단했다, 그렇게 그녀는 누구도 몰랐던 순간에, 자신을 스스로 안아주었다, 마음공부는 이처럼 거창한 이론이나 복잡한 개념이 아니다, 진짜 마음공부는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자신에게 다정해지는 연습, 떨리는 순간에 나를 놓지 않고 붙드는 용기, 아무리 두렵고 아파도 나를 가장 먼저 이해해주는 그 태도 속에 있다, 그날 그녀는 침대 위에서 몸 하나 움직이지 못한 채, 오히려 가장 크고 위대한 실천 하나를 해낸 것이다, 그것은 세상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위로였고, 가장 깊은 자리에서 자신을 다시 살려낸 사랑이었다, 그리고 그 사랑은 흔들린 적 있는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성숙한 마음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제 누구를 만나든 말보다 마음으로 들으려 하고, 조언보다 경청을 먼저 하며, 겉으로 보이는 것 너머에 숨어 있는 떨림 하나까지도 귀 기울인다, 왜냐하면 그녀는 떨림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혹시 말하지 못한 떨림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다면, 그 감정을 외면하지 말고 조용히 안아주자, “그랬구나, 너 정말 많이 참았구나”라고 말해주자, 아무도 없는 그 자리에서 나를 붙드는 그 한마디가, 당신을 다시 살아나게 할 것이다, 마음은 그렇게,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다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