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지혜 42

중용에서 배우는 관계의 지혜-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우리는 살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가까운 가족, 함께 일하는 동료, 우연히 마주친 이웃까지도 모두 관계의 고리를 이루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이 관계 속에서 마음이 통한다고 느끼는 순간보다, 오히려 “왜 저 사람은 나를 몰라줄까”라는 서운함을 느끼는 순간이 더 많지는 않은가. 타인을 향한 실망과 오해는 결국 마음의 벽을 만들고, 그 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아진다. 그런데 중용에서는 이런 벽을 허무는 단서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해준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말은 단순한 감정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태도에서 출발하여, 진정으로 그 사람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을 때, 우리가 체험하게 되는 내면의..

인문학 2025.06.13

조급함을 내려놓는 마음의 기술

왜 우리는 자꾸만 서두르게 될까가끔은 내가 나를 너무 밀어붙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을 때가 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면 괜히 불안해지고, 남들이 앞서가는 것 같으면 나만 뒤처지는 듯해 마음이 다급해진다. 그래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야 할 것 같고, 조금이라도 여유를 부리면 마치 무능력한 사람이 되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나는 왜 이렇게 조급한 걸까? 이 감정은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어쩌면 우리는 어릴 적부터 ‘빨리빨리’ 움직여야 칭찬받고, ‘느려터지면’ 혼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자란 걸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조금만 늦어도 불안하고, 지금 이걸 해내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스스로를 몰아세우게 된 건 어쩌면 우리 잘못이 아니라,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고 배우며 살아온 탓일지도 ..

마음공부 2025.04.18

마음은 솔직하게, 말은 따뜻하게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날에는때로는 말하지 않으면 답답하고, 말하면 상처 줄까 봐 더 조심스러워지는 순간이 있다.그 사람이 나를 오해하지 않을까, 내 마음을 다르게 받아들이진 않을까.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가슴 끝까지 차올라도 조용히 눌러 담고 돌아서는 날들이 많았다.하지만 마음은 억누른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쌓이고, 굳고, 결국엔 엉뚱한 방향으로 터져버리곤 했다.사소한 일에도 괜히 짜증이 나고, 상대의 한마디에 울컥하며 눈물이 나기도 했다.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을 말하는 게 어려울까?’살아가면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나 지금 너무 힘들어." "그 말은 나를 아프게 해.""사실은, 너에게 기대고 싶었어." 그런 말들을 꺼내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마음공부 2025.04.18

풍요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비밀 습관

풍요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한다.“돈만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내 삶도 언젠가 나아지겠지.”하지만 그 말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감정이 숨어 있다.바로 ‘지금은 부족하다’는 무의식적인 믿음이다.풍요란 단순히 돈이 많다는 뜻만은 아니다.일상을 살아가며 충분하다고 느끼는 감정,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그리고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여유.그 모든 것이 합쳐진, 감각의 풍요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풍요는 결핍을 느낄수록 더 멀어지고,‘이 정도는 나에게 늘 일어나는 일’이라는 당연함 속에서 자란다.진짜 부유한 사람들은지금 자신이 누리는 것들을 특별한 무언가로 여기지 않는다.오히려 ‘이 정도는 당연하지’라고 말한다.그건 오만함이 아니라,자신의 삶에 들어오..

마음공부 2025.04.12

나는 왜 항상 괜찮은 척 했을까?

괜찮다고 말하는 습관의 진짜 이유“괜찮아요.”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말을 반복합니다. 속으로는 상처받고, 외롭고, 때로는 눈물이 맺혀 있는데도, 입 밖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합니다. 그렇게 괜찮은 척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사람들. 어쩌면 우리는, 진짜 감정보다 ‘잘 버티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겨왔는지도 모릅니다.왜 우리는 항상 괜찮은 척을 하게 되었을까요? 어린 시절, 울음을 참는 것이 어른스러운 거라 배웠고, 아픔을 표현하면 귀찮은 사람이 될까봐 삼켰던 말들. 자꾸 반복되다 보면, 괜찮지 않은 감정을 들키는 게 두렵고, 오히려 괜찮은 척하는 게 더 익숙해집니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괜찮은 척'이라는 가면을 익숙하게 쓰게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 내가 먼저..

마음공부 2025.04.11

내가 나를 위로하는 연습

때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이 가장 마음을 힘들게 하곤 한다. 특별히 상처받은 일도, 누군가와 갈등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괜히 허전하고 이유 없이 눈물이 고이는 날. 그런 날에는 도리어 주변에 위로를 청하기도 애매하다. “별일 없었는데 왜 이러지?”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고, 스스로를 타박하게 된다. 그렇게 마음은 조용히, 그러나 깊게 젖어든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다. 누군가의 조언이나 분석도 아니다. 오히려 가장 필요한 건 나 자신에게 보내는 아주 작은 다정함이다. 아무도 묻지 않는 질문을, 내가 나에게 먼저 건네는 것. “오늘 어땠어?”, “마음은 괜찮아?” 하고 조용히 들여다보는 일. 그 질문 하나가 오늘 하루의 끝에서 마음을 붙잡아줄 수 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따..

마음공부 2025.04.11

외로움과 친구 되는 법

외로움은 늘 나를 갑작스럽게 찾아왔다.사람들 사이에 있다가도,환한 웃음 뒤에 혼자 남겨진 순간에도.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밤,현관문을 닫고 나면 어김없이 마음 안으로 스며들었다.처음엔 그 감정을 부정했다.‘나는 괜찮아. 외롭지 않아.’괜히 드라마를 틀어놓고,음악을 크게 틀고,이불 속에 들어가 휴대폰을 붙잡았다.무언가로 채워지면 이 감정도 사라질 거라 믿었다.하지만 어느 순간,문득 깨달았다.그 어떤 소리로도 외로움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걸.그건 고요한 물처럼,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었다.외로움은 없어져야 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나를 약하게 만들고,누군가를 애타게 찾게 만들고,마음을 불안하게 흔드는 존재라고.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외로움은 늘 같은 자리에 있었다.버려지지 않고, 잊히지도 않은 채..

마음공부 2025.04.07

혼자 있는 게 불안하지 않은 날

"아무도 없는 거실에 앉아 있는데, 이상하게… 괜찮았어.조용한 게 외롭지 않았고, 혼자인 게 쓸쓸하지 않았어."언젠가부터 나는‘혼자 있는 시간’을 불편하게 여겼다.조용한 공간이 주는 침묵이 무거웠고,메시지 알림이 울리지 않는 저녁이 괜히 초라하게 느껴졌고,혼잣말조차 들리지 않는 방 안에서나는 스스로를 향한 미묘한 거부감을 느끼곤 했다.그럴 땐 늘 무언가로 채웠다.사람, 약속, SNS, 바쁜 척, 피곤한 척.소음은 나를 덜 외롭게 만들 줄 알았다.하지만 이제야 알 것 같다.그건 외로움을 덮는 ‘가면’이었을 뿐이라는 걸.오늘은 아무 약속도 없는 날이었다.오전엔 잠이 들었다 깨기를 반복했고,오후엔 커피를 한 잔 내리고,소파에 기대어 창밖을 한참 바라보았다.이유 없이 마음이 텅 비었는데…그 텅 빈 게, 이상하게..

마음공부 2025.04.07

아직도 사랑을 배우는 중입니다

우이는 지금도 가끔,예전의 자신을 떠올린다.누군가를 너무 사랑해서자신을 잃었던 시간.상대의 말 한 마디에 하루가 흔들리고,그의 온도에 따라자신의 감정이 오르락 내리던 시절.그때는 그것이사랑인 줄 알았다.하지만 지금은 안다.사랑은 그렇게나를 버려서 완성되는 감정이 아니었다.사랑은,내가 나를 지켜낸 상태에서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라는 걸.이한과 함께한 시간은돌아보면,항상 평행선 같았다.우이는 말로 사랑을 주고 싶었고,이한은 행동으로 마음을 전하고 싶어 했다.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마다"이건 사랑이 아닌가?"스스로를 의심하곤 했지만,시간이 흐르고 나니그 모든 방식들이 결국**‘사랑하려는 마음의 다른 언어’**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요즘의 우이는더 이상 사랑 앞에서조급하지 않다.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게 되었고,그 다..

마음공부 2025.04.06

고맙다는 말이 늦게 찾아오는 순간들

우이는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 여겨본 적이 없었다.사람들 앞에서는 잘 웃었지만,혼자가 되면 마음속이 텅 빈 것처럼 느껴졌다.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누구보다 열심히 애썼다.그리고 그 애씀의 방향은 늘**“사랑받기 위해서”**였다.이한에게도 마찬가지였다.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더 참았고, 더 맞췄고, 더 주었다.하지만 이한은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우이는 자주 서운했고,그 서운함은 점점 쌓여서‘나는 왜 이렇게 대가 없는 사랑을 하고 있을까’하는 슬픔으로 변해갔다.이한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우이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손을 잡았다.장례식 내내,그가 감정을 꺼낼 수 있도록그저 곁에 앉아 있어주었다.이한은 말이 없었다.고맙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우이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마음공부 202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