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om 님의 블로그

계절은 눈에 띄게 바뀌기보다 서서히 변합니다. 낮에는 여전히 강한 햇빛이 내리쬐지만, 바람 속에는 서늘한 기운이 스며들고 저녁 공기는 한층 부드러워집니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처음 알아차리는 것은 시각보다 후각일 때가 많습니다. 공기 속의 향이 달라지고, 그 향이 마음의 상태를 바꿉니다. 이러한 시기에 향을 바꾸는 것은 단순한 취향의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계절과 호흡을 맞추는 하나의 마음공부가 됩니다. 향기는 기억과 감정을 빠르게 연결합니다. 한 번 맡은 향은 그 순간의 공기와 온도, 감정을 함께 저장하고 있다가, 다시 맡는 순간 생생하게 되살립니다. 여름의 시트러스 향은 늦은 오후 해변의 바람을 떠올리게 하고, 가을의 우디 향은 황금빛 숲길의 고요함을 불러옵니다. 이처럼 향은 현재에 머무르게 하고, ..

마음이 복잡하고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질 때, 우리는 종종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스스로를 달랜다. 하지만 때로는 그 기다림이 너무 길고, 그 사이에 마음은 더 흐트러지기도 한다. 그럴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향’이다.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마음의 문을 가장 빠르게 여는 열쇠다.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보다 더 직접적으로 기억과 감정이 저장된 뇌의 깊은 부분과 연결되어 있어, 한 번의 향으로도 마음 상태를 단번에 바꿀 수 있다. 마음공부가 ‘지금 나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필요한 방향으로 조율하는 것’이라면, 향은 그 조율을 돕는 가장 부드러운 도구다. 향수를 뿌리는 일은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마음을 정돈하는 하나의 의식이 될 수 있다. 아침에 향을 고르고 뿌리는 순간,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