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를 돌보는 시간

작은 감정에도 귀 기울이며, 향기와 그림 속에서 숨 고르듯 나를 바라보는 시간.

마음이 머무는 미술

꽃과 말 - 말의 눈빛과 안정의 자리

Laonelle 2026. 2. 27. 11:31
반응형

안정이 먼저라는 깨달음

마음공부를 시작하며 나는 오래도록 변화를 먼저 붙잡으려 했습니다.
생각을 바꾸고, 태도를 고치고, 감정을 다스리면 삶도 달라질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은 고쳐질 대상이 아니라, 먼저 안전해져야 열리는 존재라는 것을.

안정이 없는 자리에서는
어떤 다짐도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어떤 위로도 깊이 스며들지 못합니다.
마음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순간에야
비로소 스스로를 드러냅니다.

이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사실이 설명 없이 다가옵니다.

나누지 않는 꽃

분홍과 보라빛, 그리고 노란 꽃들이 경계를 나누지 않은 채 부드럽게 스며듭니다.
색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천천히 번져갑니다.
이 그림은 조화를 말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름이 함께 있어도 괜찮다는 상태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마음속에서 자주 나눕니다.
밝은 감정과 어두운 감정,
괜찮은 나와 부족한 나를 구분하며 스스로를 밀어냅니다.
그렇게 나누는 순간 마음은 조금씩 긴장합니다.

그런데 이 꽃들은 나누지 않습니다.
그저 스며듭니다.
밀어내지 않고, 억지로 바꾸지 않습니다.
마음공부는 어쩌면 이 장면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고치려 하기 전에, 먼저 그대로 두어보는 것.

눈빛이 건네는 안정

그 한가운데, 말의 눈빛이 잔잔히 내려앉아 있습니다.
깊고 부드러운 눈.
눈높이를 맞춘 채 오래 머무는 시선입니다.

이 눈빛에는 재촉이 없습니다.
더 나아지라고 밀어붙이지도 않고,
지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곁에 서 있는 상태.

마음공부를 하며 가장 늦게 깨닫는 것은
안정이 가장 먼저라는 사실입니다.

안정이 없는 자리에서는
어떤 조언도, 어떤 위로도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마음은 안전하다고 느낄 때에야
비로소 자신을 열어 보입니다.

이 말의 눈빛은
나를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자리에서도 괜찮다고
말없이 안정의 공간을 먼저 내어줍니다.

그 순간, 마음이 조금 풀립니다.

24시간 머무는 에너지

그림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습니다.

하루의 어느 시간에 바라보아도
같은 눈빛으로, 같은 기운으로
곁을 지켜줍니다.

24시간 그 에너지가 머문다는 것은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애써 단단해지지 않아도 되는 자리.

그 자리가 집 안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안정은 밖에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조용히 곁에 놓여 있을 때
조금씩 몸에 스며드는 것임을 배웁니다.

라온엘르는
그림 앞에 머물며
이 작은 안정을 다시 배우는 공간입니다.

오늘도 이 자리에서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반응형
이 마음이 머무는 곳이 어디든 좋습니다.
다만, 처음 시작된 ohom.tistory.com의 흔적은
살며시 함께 남겨주시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