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때때로 너무 깊어서,그 감정이 지나간 뒤에도 오래도록 우리 안에 머물러 있다.시간이 흘러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눈빛,말없이 건넸던 손끝의 온기,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했던 그 순간들.우리는 종종 그 기억을 지우려 애쓰기도 하고,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한다.하지만 감정은 억누른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더 깊이 가라앉아 있다가,어느 날 길을 걷다 스쳐온 향기 하나에오래도록 잠들어 있던 감정이마치 속삭이듯, 다시 피어오른다.그럴 때 필요한 건기억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그 감정을 조용히 바라보고다정하게 안아주는 일이다.그런 날이 있다.설명하기 어려운 울렁임이 가슴 한 켠에 일렁일 때,우리는 무심코 향수 한 병을 꺼내 든다.뚜껑을 여는 순간, 공기 중으로 퍼지는 향기가잠들어 있던 기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