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 이후의 길 위에서 만난 '나'삶에는 예고 없이 방향이 틀어지는 순간이 있다.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정해진 길을 걸으며 앞으로만 나아가리라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너무나도 익숙했던 일상이 문득 낯설어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 순간은 조용하고도 단호하게 내 삶의 방향을 틀어놓았다. 나에게는 '퇴직'이 그랬다. 선택이 아니라 필연처럼 느껴졌고, 두려움과 함께 안도감도 찾아왔다. 나는 오랜 시간 ‘직장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다. 한 조직의 일원으로서, 맡은 바를 다하며, 책임을 다하며. 특히 고객 응대를 하는 일은 매순간이 생생한 배움이었다. 말 한 마디, 표정 하나에 따라 누군가의 하루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단순히 업무 이상의 경험이었다. 어느 날은 불만으로 가득한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