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가장 공허한 공간에서 가장 따뜻한 울림이 들려올 때가 있다. 마음이 텅 비어버린 날, 뜻밖의 위로가 찾아오고, 모든 걸 놓아버렸을 때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이 스며들기도 한다. 그렇게 비워진 마음에는 삶의 진실이 머문다. 우리 모두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채우는 일에 몰두한다. 무언가를 성취해야만 하고, 누군가의 인정을 받아야만 하고, 비워지는 순간은 실패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진짜 마음공부는 이와는 정반대의 방향에서 시작된다. 욕망을 따라가며 가득 채운 마음은 언젠가 무거운 짐이 되어 나를 짓누르고, 결국 그 짐을 내려놓는 용기를 내기 전까지는 어떤 진짜 나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상처를 통해 깨닫는다.‘공(空)’이란 단어는 처음에는 막연히 두려움을 불러..